회고

2025년 회고 - 바라는 삶의 형태

havana723 2026. 1. 13. 17:03

안녕하세요, 2024년을 건너뛰고 2025년 회고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그마저도 다소 늦은 1월 중순에야 이 회고를 쓰고 있네요. 조금 변명을 해보자면 졸업하고 회사를 다니고... 그런 일상을 반복하다 보니 시간의 흐름에 둔해지게 되더라구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벌써 2026년이 됐다는 것을 믿을 수 없어요.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학생 때와 비교했을 때 다소 반복되는 일상을 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 회고를 쓰려고 앉아봐도 그렇게 생각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다소 두서가 없는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편하게 읽어주세요.

 

여행과 여행, 그리고 여행

와이키키 해변

2025년에는 여행을 정말 많이 갔습니다. 개인적으로 간 여행도, 친구들과 간 여행도, 가족과 간 여행도, 그리고 회사에서 간 출장(이라고 쓰고 여행이라고 읽습니다)도 모두 즐거웠습니다. 사람마다 여행에서 효용을 느끼는 정도가 꽤 다를텐데요, 저는 그 중에서도 꽤나 여행이 잘 맞는 편이었던 것 같아요. 제가 항상 같이 여행을 가자고 꼬시는 친구들 중 한 명은 여행의 쿨타임이 반년 쯤 되는 것 같다고 하던데, 저는 몇 주만 한국에 있어도 해외로 나가고 싶더라구요. 대부분의 여행이 정말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어요.

 

아래는 올해 다녔던 여행에 대한 간략한 후기입니다. 시간이 난다면 별도의 글로 정리해보고 싶네요.

 

  • 1월 일본 여행:
    • 설 연휴를 이용해서 친구들과 5명이서 일본에 다녀왔습니다. 도쿄 in 삿포로 out으로 국내선을 한 번 타는 일정이었는데요, 늘 가던 익숙한 그 맛... 5명이서 가니 떠들썩하고 좋았어요. 도쿄에서는 kcm1700 님깨서 초대해주셔서 구글 재팬을 방문했던 일이 기억에 남고(회사 안에 오락실이 있던 것이 가장 부러웠어요), 삿포로에서는 엄청나게 쌓인 눈 속을 반쯤 조난당한 채로 걸었던 일도 있었네요. 1주가 넘는 기간 동안 여러 의미로 리프레시를 잔뜩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 3월 도쿄 여행:
    • 3월에는 가족들과 3박 4일로 짧게 도쿄를 다녀왔습니다. 자주 출국을 하는 저와는 달리 작년까지 입시를 준비하던 동생과 부모님의 경우 최근에는 해외 여행 일정이 없었다 보니 오랜만에 떠나는 가족 여행이었습니다. 가족이 늘 그렇듯 항상 편한 존재만은 또 아니지만 나름 재밌게 다녀온 것 같습니다. 동생이 헤븐 번즈 레드라는 오타쿠 게임을 하는데, 마침 도쿄 타워에서 콜라보를 해서 굿즈 사는 것을 도와줬습니다.

 

  • 4월 부산 여행:
    • 자주 같이 노는 친구들 중 한 명의 생일을 맞아 부산의 랩24라는 식당을 방문했습니다. 방문한 감에 부산 여행도 같이 했는데요, 본가가 부산이라 사실 큰 감흥은 없었습니다. 올라오는 길에 바다가 보이는 카페가 좋았어요.

 

  • 4월 푸꾸옥 여행:
    • 어쩌다 가게 되었더라... 어쩌다 보니 휴양지에 가서 망고가 먹고 싶어져서 푸꾸옥으로 떠났습니다. 숙소의 수영장과 바닷가도, 날씨도, 망고도 전부 마음에 들었습니다. 푸꾸옥을 또 방문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 4월 이시가키 여행:
    • 저, 회사 동료, 친구, 그리고 학교 동기까지 해서 4명이서 이시가키를 다녀왔습니다. 이시가키는 오키나와에 속해있는 작은 섬인데 직항이 취항한지 얼마 되지 않은 곳입니다. 사실 별이 보고 싶어서 갔는데 내내 날이 흐려서 별은 하나도 못 봤어요. 그래도 자연이 좋은 곳이었습니다. 날이 좋을 때 또 오고 싶어요.

 

  • 5월 하와이 출장:
    • 출장이라고는 하지만 전사 워크샵이었기에 사실상 여행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정이었습니다. 하와이가 정말 좋다는 이야기가 많아서 꽤 기대했는데,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생각처럼 만족스러운 곳은 아니었습니다. 다만 자연과 별은 정말정말정말 좋았어요. 회사에서 경비를 지원해줘서 갈 수 있었던 곳 같습니다. 사비로 가기에는 다소 물가가 비싸요...

 

  • 7월 호주 여행:
    • 2024년 말에 소멸되는 대한항공 마일리지를 털기 위해 우선 끊어놓은 시드니 행 비행기를 타고 갔습니다. 늘 같이 노는 친구들 4명이서 갔는데 시드니는 아주 잠깐 구경만 하고 시드니에서 차로 4시간 쯤 걸리는 시골 마을의 농장에서 쉬다 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하와이보다도 자연과 별이 좋았던 곳이었어요. 호주에서 만들었던 애플 파이와 벽난로에 구워 먹던 고구마, 밤에 마당으로 나가면 보이는 쏟아질듯한 은하수 등 모든 순간이 너무 좋았어서 이걸 쓰면서도 다시 가고 싶어요. 또 같이 갈 수 있을까요?

 

  • 8월 시즈오카 여행:
    • 계획에 없던 여행이었는데 출국 7시간 전에 비행기 표를 끊어서 다녀왔습니다... 아주 많은 뒷이야기가 있지만 지면이 부족하니 생략할게요. 머리를 비우고 싶어서 혼자 다녀왔는데 생각보다 좋은 곳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 시즈오카 시내가 아니라 신칸센을 타고 들어가야 하는 이토라는 소도시에 있다 왔는데요, 좋은 사람들과 좋은 곳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맥주가 맛있어요.

 

  • 9월 춘천 여행:
    • 국내 여행에 다소 소홀했던 것 같아 춘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닭갈비가 먹고 싶었어요. 닭갈비가 정말 맛있었고(요즘도 종종 먹으러 갑니다) 천장에 난 창문을 통해 별이 보이는 숙소가 좋았습니다.

 

  • 11월 시즈오카 여행:
    • 8월에 갔던 시즈오카가 너무 좋았어서 친구와 둘이서 한 번 더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는 전에 갔던 곳들과 같이 후지산을 일정에 넣었는데요, 날씨가 따라줘서 정말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었어요. 시즈오카는 역시 좋은 곳인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요코하마도 들렀는데 요코하마도 좋은 곳이더라구요.

 

  • 12월 영양 여행:
    • 별을 보기 위해서 친구들과 6명이 같이 영양으로 떠났습니다. 영양을 정말 산 속에 있어서 이동 시간도 꽤 걸리고 주변에 아무 것도 없는 그런 곳이었는데 펜션을 길게 빌려서 하루 종일 먹고 놀고 먹고 별보고 하다 왔어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즐겁게 보내고 왔습니다.

NYPC 코드배틀

코드배틀 본선 대회장

 

사실 저는 더이상 PS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알고리즘 문제해결 그 자체가 즐겁고 재밌는 것과는 별개로 여러 이유로 PS에 대한 흥미를 잃은 지 꽤 오래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YPC 코드배틀에 참가한 것은 가장 친한 친구들인 shiftpsh 님과 cologne 님의 영향이 컸습니다. 대회는 기존의 PS 대회들과는 다소 결이 다른 방향의 문제가 주어졌는데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문제가 재밌었어서 예선 기간 동안 코드배틀만 붙잡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열렸으면 좋겠어요.

 

대회는 4인까지 한 팀으로 참가할 수 있어 대학교 같은 과 같은 학번 동기들과 함께 참가했습니다. 저와 ryute, skeletonK, 그리고 rail로 이루어진 팀이었는데 친구들의 하드캐리로 인해 본선 진출과 동상 수상이라는 성과를 이룰 수 있었습니다. 솔직히 PS를 잘하지도 않고 손을 놓은지도 오래된 저로서는 큰 전력이 되지 못했던 것 같은데도 같은 팀을 해준 친구들에게 늘 감사하고 있습니다. 대회 중에서 제가 짜증을 정말 많이 냈는데도 용서해줘서 미안한 마음이 있습니다...

 

저의 몇 없는 대학 친구들인 만큼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그 친구들이 이 글을 볼 것 같지는 않긴 한데요, 앞으로도 친하게 지내주세요 감사합니다.


별사진

마우나케아 은하수
남십자성
오리온 대성운과 불꽃 성운

올해 시작하게 된 취미 중에 가장 열심히 한 취미라고 하면 별사진이 있습니다. 전에도 별을 보러 다니는 것은 좋아했는데, 본격적으로 카메라와 장비를 들여 사진을 찍기 시작한 것은 2025년이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2025년에는 밤하늘이 어두운 곳으로 여행을 많이 갈 수 있었기에 좋은 사진들을 많이 찍을 수 있었습니다.

 

별사진을 찍는 일은 사실 그렇게까지 낭만적인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추위 속에서 장비를 설치하고 설정을 조정하며 몇 시간 씩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하나의 원하는 작품을 완성합니다. 그 과정이 보통 생각하는 것보다 춥고, 졸리고, 피곤하고, 돈도 많이 드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사진을 찍는 과정과 그 결과가 좋습니다.

 

월령과 날씨, 장소 등 다소 제한된 조건에서만 할 수 있는 취미인 만큼 그렇게 자주 나가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시간과 체력이 닿는 한 앞으로도 계속 한 번 씩 나가서 사진을 찍고 싶습니다. 오래 하고 싶어요.


그 외의 취미들

새로 산 기타

위에서 말한 취미들 외에도 다양한 활동들을 새로 시작했습니다. 우선 친구들과 밴드를 하기 위해서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고, 운동을 위해 배드민턴 레슨도 받고 있습니다. 전부터 좋아했던 그림은 계속 그리고 있고 가끔씩 행사에서 부스를 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맛있는 음식과 술을 조금 더 즐기게 된 것 같아요.

 

이렇게 좋아하는 것들이 모여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즐겁습니다. 2023년 회고에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썼던 것 같은데요, 2025년인 지금도 똑같은 생각입니다. 좋아하는 것들을 마구 나누고 싶어요.


바라는 삶의 형태

2025년을 되돌아보며 느낀 점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눈치를 채셨을지도 모르겠는데, 저는 사실 남들이 생각하는 일반적인 삶이라거나 정답이라고 생각하는 삶...에 그렇게까지 근접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습니다. 눈치를 못 채셨다면 안타깝지만 다소 부끄러운 부분인 만큼 따로 설명을 드리지 않는 점 양해 부탁드려요.

 

가족들이나 주변 사람들의 경우 이러한 저의 삶에 형태를 부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걱정은 하고 있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철이 없다거나 생각이 짧다거나...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거예요. 제 주변에도 당연히 있을거고요.

 

그럼에도 저는 지금 이 삶이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고, 저와 같이 지내는 사람들이 행복하기를 바라고 있고, 이러한 순간들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아도 그렇게 후회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사람 마음이라는 건 전혀 모르는 거니까 미래에는 후회할 수도 있겠지만, 뭐 누구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지금에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다소 우울하게 글을 쓴 것 같은데 우울하다기보다는 성찰에 가까운 것 같아요. 이렇게 쭉 살아도 되나를 많이 고민해봤는데, 역시 이렇게 사는 게 좋은 것 같더라구요.

 

다들 행복하면 좋지 않을까요. 행복하세요.


쓰다 보니까 되게 금방 쓰네요. 내년에도 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노력해볼게요.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2025년 수고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